두 차례 토론회 수상 내용 부풀려 설명..배현진 측 "오래 전 일이라 신경 못썼다"

배 예비후보는 지난 22일 공개된 월간지 '신동아' 인터뷰에서 '대학생 때 토론대회도 참여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학교(숙명여대)에 공지가 붙었더라. 숙명 토론대회"라며 "(당시) 방송사에 입사하고 싶은데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스펙이 무엇일까?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 한 가지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때 마침 토론대회 공지를 봤고, 무작정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과는) 쭉쭉 올라가더라. 금상을 타서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에 나가게 됐다. 그러나 대회 도중 한 팀원이 포기하고 대회장에서 나가버렸다. 저희 팀이 떨어졌다. 실망하고 집에 왔더니 이틀 뒤에 '베스트 스피커'라고 열 명을 선발해 다시 수상할 테니 오라고 했다. 그래서 그 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CBS가 확보한 2007년 제 6회 숙명 토론대회 시상식 녹취파일에 따르면 배 예비후보는 '은상'을 수상했다. 같은 해 열린 제 3회 전국 대학생 토론회에선 '스피커상'을 탔다. 인터뷰에선 은상을 금상으로 한 단계, 스피커상을 베스트 스피커상으로 세 단계 올려 설명한 셈이다.
해당 인터뷰를 단순 착오로 보기 어려운 대목도 있다. 주요 인터넷 포털에 등록된 인물정보에도 수상내역이 사실과 다르게 적시된 점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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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포털 수상내역에는 이날 오후까지 신동아 인터뷰와 마찬가지로 숙명토론대회 '금상',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선 '베스트 스피커상'을 탔다고 적혀있었다. 다만 취재가 이뤄지자 후자만 '스피커상'으로 수정됐다. 다음 카카오 측 관계자는 "수상내역은 본인확인을 거치진 않았고, 2015년, 2017년 배 씨 관련 기사를 보고 업데이트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부터 부정확한 수상 정보가 유통됐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2007년 당시 숙명 토론대회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배 씨는 분명 은상을 수상했는데 도대체 왜 금상을 받았다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전국 대학생 토론회의 경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개최하는 대회로, 홈페이지에서 당시 수상내역도 확인할 수 있다. 배 씨가 받은 '스피커 상'은 '베스트 스피커상', '2ND 스피커상', '3ND 스피커상' 다음으로, 모두 10명이 받았다. 위원회 측은 "당시 배 씨는 스피커상을 받았고, 변동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배 전 앵커는 지난 4일 송파을 보궐선거 한국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따라서 공직선거법 적용을 받는다는 게 선거관리위원회의 설명이다.
공직선거법 250조는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으로 연설, 방송, 신문, 통신, 잡지 등 기타의 방법으로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후보자의 경력, 행위 등에 관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수상내역이) 사실이 아니라면 선거법 위반의 가능성이 있다"면서 "허위의 수위 등을 고려해 잘 따져봐야 할 대목"이라고 밝혔다.
한편 배 예비후보 측 관계자는 같은 날 통화에서 "오래 전 일이라 신경을 쓰지 못했다. 잘못된 게 있으면 즉시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 박성완 기자] psww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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