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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ch] 사고로 죽은 동급생

금산스님

25.07.30 11:20:38추천 1조회 1,331

유치원 시절, 같은 반 아이가 차에 치여 죽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초등학교 4학년이 된 해,

 

그 녀석이 전학생으로 우리 반에 왔다.

 

 

 

 

유치원 때부터 쭉 친구였던 녀석들이

 

같은 반에만 네댓 명 있었고 다들 당황한 표정이었다.

 

 

 

 

다 같이 점심시간에 체육관 뒤에 모여,

 

공황에 빠져 격론을 나눴다.

 

 

 

 

[그 녀석 사고로 죽었었지..? 어떻게 된 거야..?]

 

하지만 어떤 결론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본인에게 [너, 죽었었잖아?]라고 물어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겉으로는 다들 평범한 반 친구로 대했지만,

 

내심 다들 꺼림칙한 생각은 지울 수가 없었다.

 

 

 

 

그 전학생과 이야기를 해보면,

 

확실히 같은 유치원 출신이라고 말했고,

 

나에 대해서도 기억하고 있었다.

 

 

 

 

본인의 말에 따르면 아버지 일 때문에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이사를 갔었고,

 

이번에 또 아버지가 전근해서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었다.

 

 

 

 

딱히 사고를 당한 적도 없다고 했고,

 

당연히 죽은 적도 없겠지..

 

 

 

 

하지만 유치원 동창들은

 

죄다 그 친구의 장례식에 참석했던 기억이 있고,

 

분명히 죽었다고 기억하고 있었다.

 

 

 

 

문제의 그 친구는 중학교 올라가기 전에

 

또 아버지의 전근을 따라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고,

 

그 후 연락이 끊어졌다.

 

 

 

 

당시 다니던 유치원은 기독교계의 사립 유치원이었는데,

 

지금은 문을 닫아 딱히 알아볼만한 곳도 없다.

 

지금 와서도 이해할 수 없고, 기분 나쁜 이야기다.

 

 

 

 

최근 우연히 직장에서 유치원 때 이후 만난 적이 없던 친구와 재회했는데,

 

어린 시절 이야기를 왁자지껄 나누다가, 문득 그 녀석이

 

[그러고 보니까 우리 유치원 때 교통사고로 죽은 녀석 있지 않았냐?]라며

 

그 전학생의 이름을 꺼내자 정신이 아찔해지는 듯한 오싹함을 느꼈다.

 

 

 

 

정작 본인에게는 아무런 기억이 없을뿐더러

 

그가 무언가를 잘못한 것도 아니지만,

 

만약 그가 다시 내 앞에 나타난다면..

 

 

 

 

어떻게 대해야 할지,

 

솔직히 복잡한 마음 뿐이다.

 

 

 

 

출처 :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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