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나무

으스스한 비와 함께
쪽빛가을 가득한 저 하늘과
이끼 낀 바위아래 도토리 방울 샘은
흐르기만 해도 노래가 되고
조금은 부족해보이는 나무가
수두룩하니 서로를 안으며 숲이 되었네.

여기저기 불규칙하게 뻗어있는 가지의 모습도
엉킴으로써 걸작이 되고
날쌘 토끼는 돌 반지 잃어버린
애기의 엄마처럼 빠른 눈을 굴리고
잠잠하던 천수답 벼는 누렇게 익어만 간다.

떨어지는 낙엽이 아쉽다고 울고
여린 가지는 다시 만날 날을 노래하네.
살아가는 세상에서 헤어짐보다
더한 슬픔이 어디 있겠나.

떨어지는 마지막 잎사귀,
그 모습 차마 보지 못하고
앙상한 나뭇가지는 삭풍을 불러서
소리 내어 울고 있네.
- 소 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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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삽니다.
많은 사람과 함께 삽니다.
"............."
우리 그렇게 삽니다.
- 이 세상, 그렇게 살아갑니다. -